전태일기념관 외벽갤러리 걸개작품
작품명 : 전태일을 입력하세요 (2023 제 2회 전태일기념관 시민공모전 <평화를 준수하라> 중 걸개그림 선정작품)
전시기간 : 2023. 10. 21. ~ 2024. 3
작가명 : 김정기
기획 : 전태일기념관

작품설명 :
※ 본 작품은 2023 제 2회 전태일기념관 시민공모전 <평화를 준수하라> 중 걸개그림 작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전태일을 입력하세요

- 입력하세요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테이'는 인종차별, 성차별, 여성혐오 등의 발언을 뱉으며 논란을 일으키고 16시간 만에 정지되었다. 일부 유저들이 '테이'의 응답 기술을 악용해 '테이'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대답하도록 공동으로 학습시킨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이처럼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에도 갈등과 불균형이 존재한다. AI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에 인간이라고 입력하면 동양인이 아닌 서양인이 먼저 만들어지는 것 또한 단적인 사례일 수 있다.

AI 생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더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
AI 때문에 사라진다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한 시대에 노동의 가치는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어야 할까? 이런 단상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품을 만들면서 반복된 클릭, 드래그, 명령어 입력 등을 계속하였다.
손목이 시큰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데이터 입력 노동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결국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것도 인간의 노동이 아닐까?
어떤 데이터를 입력하는가에 따라 세상이 변화한다.

세상의 균형 잡힌 정보 데이터를 만드세요.
평화와 인권에 부응하는 순방향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입력하세요.
당신을 따라다니는 알고리즘에 '전태일'을 흘러가게 하세요.

- 전태일을
전태일 재단 웹사이트 자료실에서 전태일의 사진을 수집하였다. 수집한 사진을 AI프로필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올렸고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전태일의 새로운 프로필 사진을 내려받았다. 이러한 수행 과정이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개인정보 등을 고려한다면 올렸던 전태일의 과거 사진들은 서버에서 삭제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태일을 디지털 세계에 입력하는 것. 이 작업 과정에 평화, 인권, 민주, 평등 전태일의 정신을 이어가는 행위로서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AI가 만들어 낸 전태일의 프로필 사진을 본다.
전태일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이런 청년의 모습이 아닐까?
과거 열사의 모습에서 요즘의 청년으로 살아난 그의 얼굴이 편안해 보이기도 한다.
콧등이 시큰했다. 애틋한 감정이 들었다.

하나의 전태일 얼굴 위에 9x9 정방형 격자가 형성된다.
가장 가운데 상단에는 기존의 영정사진이 있다.
격자의 질서를 따라 새로 만들어진 전태일의 사진들이 배치된다.
크게 3x3의 영역을 형성하고 그 안에 다시 3x3의 질서에 전태일의 사진과 여백이 구성된다.
중복되는 질서와 여백으로 평화와 균형의 지속성과 유연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과거 전태일 열사의 불꽃이 현재를 지나 미래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청년으로 빛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깃들어 있는 평화의 의미를 이 작품을 통해 입력하고자 한다.

문의 : 02-318-0904